1. 스마트도서관의 도래, 기술이 바꾸는 현장
스마트도서관은 정보기술(IC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결합된 형태로, 이용자 중심의 자동화된 서비스와 효율적 운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물리적 서가 중심에서 벗어나, 비대면 대출반납 시스템, 무인도서관, 키오스크, 챗봇 상담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도서관의 접근성을 확장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자동화’에 머무르지 않고, 도서관의 운영 방식과 사서의 역할 전반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서가 맡아오던 전통적 업무, 예를 들어 대출/반납, 자료 분류, 서가 정리 등이 점차 기계와 시스템에 의해 대체되며, 업무의 성격 자체가 전환되고 있다.
2. 사서의 역할 변화: 관리자에서 기획자로
스마트도서관 환경에서 사서는 단순한 운영 인력이 아닌, 콘텐츠 기획자이자 기술 중재자로의 전환을 겪고 있다. 자동화 시스템이 단순 업무를 대체함에 따라, 사서는 이제 정보 큐레이션, 독서문화프로그램 기획, 지역사회 연계 프로젝트 등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서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이용자들의 관심 주제를 분석해 도서목록을 추천하거나, AI 큐레이션 도구를 활용해 특정 세대를 위한 맞춤형 전시를 기획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사서는 기술과 인간의 사이를 잇는 연결자 역할도 수행한다. 시스템 오류 발생 시 빠르게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며, 고령층이나 정보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이용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이처럼 스마트도서관 시대의 사서는 기술적 소양과 인간적 감수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다기능 인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3. 이용자 경험 중심의 서비스 설계
스마트도서관의 핵심은 ‘이용자 경험의 극대화’다. 이에 따라 사서는 더 이상 물리적 공간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정보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앱, 홈페이지, AR 기반 탐색 시스템, 음성 검색 기술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자료 접근성을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한 인터페이스 구성, 검색 필터링, 추천 알고리즘 설계 등에 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또한 이용자 피드백 데이터를 분석해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기획하는 업무가 중요해졌다. 도서관에서의 체류 경험을 넘어, 집에서도 ‘도서관 느낌’을 구현하는 것이 사서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이용자 중심 사고’와 ‘서비스 디자인’ 역량이 현대 사서에게 필수적인 역량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4. 사서 교육과 역량 개발의 방향 전환
이러한 업무 변화는 사서 교육과 역량 개발 방식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의 사서 연수나 대학 커리큘럼이 주로 문헌정보학 이론이나 서지조직에 치중했다면, 현재는 데이터 리터러시, 디지털 인프라 운영, UX/UI 설계, 기획력,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 실무 중심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AI와 연계된 큐레이션 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자료구입 및 이용행태 예측, 챗봇 응대 시스템 관리 등은 단기간 습득이 어려운 전문 기술로, 연속적이고 심화된 교육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각 도서관에서도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TF팀을 조직하거나 외부 전문가와 협력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대학도서관에서는 사서들이 디지털 기획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업무 시간 내 기술 워크숍을 제공하고, 현장 중심의 프로젝트 실습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도서관을 운영하는 데 있어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점에서, 사서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는 곧 도서관 미래에 대한 투자라 할 수 있다.
5. 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서관의 미래
스마트도서관은 효율성과 편리성을 앞세운 기술 기반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그 안에 담겨야 할 가치는 결국 인간 중심성이다. 자동화와 디지털화가 가속화될수록, 사서의 전문성은 ‘정보 처리’에서 ‘정보 해석과 전달’, ‘문화적 의미 부여’로 확장되고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지역성과 인간관계, 사회적 소통과 감성은 여전히 사람이 주도해야 할 영역이다. 따라서 사서는 앞으로도 단순히 시스템 관리자 역할을 넘어, 이용자와 도서관, 그리고 기술 사이의 균형을 잡는 중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 수행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도서관 시대, 사서의 업무 변화는 곧 ‘도서관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여정은 사서의 역량 강화, 역할 재정의, 그리고 지속적인 성찰과 학습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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