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사서로 일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설계하는 법

hpsh2227 2025. 7. 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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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속가능한 직업으로서의 사서: 왜 지금 '지속가능성'인가

현대 사회에서 ‘지속가능성’은 환경뿐 아니라 삶의 방식, 직업 선택, 커리어 설계까지 포괄하는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사서라는 직업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정보 접근 방식이 바뀌고 있지만, 정보의 신뢰성과 큐레이션, 문화 콘텐츠 기획과 같은 인간적 감수성이 필요한 역할은 여전히 사서의 몫이다. 특히 공공·학교·대학·특수도서관 등 다양한 도서관 유형이 존재함에 따라 사서의 역할은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위해서는 단순히 정년이 보장되는 자리를 얻는 것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어떻게 오래 일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오래 일하고 싶은가’에 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삶은 노동의 연속이 아닌 삶과 일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상태에서 출발한다. 사서로서의 삶도 마찬가지다. 나의 가치를 반영하고, 사회와 연결되며, 경제적·정서적으로 균형 잡힌 노동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다.

 

 

 

2. 경력 설계와 재교육: 커리어의 흐름을 유연하게

지속가능한 사서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단계적인 경력 설계가 필수적이다. 처음 사서가 되었을 때와 3년 차, 5년 차, 10년 차에 필요한 전문성과 역할은 명확히 다르다. 초반에는 현장 운영 능력, 기본적인 문헌 정보 처리, 이용자 응대가 중요하다면, 중기에는 기획력, 통계 분석, 협업 역량이 요구된다. 장기적으로는 조직 내 리더십, 정책 제안, 연구 프로젝트 주도 등 확장된 커리어가 가능해진다. 이 흐름을 인식하고, 각 단계마다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사서연수, 온·오프라인 교육, 자격증 취득, 외부 프로젝트 참여 등이 도움된다. 예컨대 빅데이터 분석, 디지털 아카이빙, 콘텐츠 큐레이션 등은 도서관의 디지털 전환 흐름과 맞물려 점차 핵심 능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속가능한 사서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끊임없이 자신의 역할을 갱신할 줄 아는 전문가이다. 특히 평생학습의 주체로서, 타인의 학습을 돕기 전에 자신의 성장을 먼저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3. 일과 삶의 균형: 감정노동과 번아웃 방지

사서의 업무는 표면적으로 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노동의 비중이 매우 높다. 이용자와의 응대, 프로그램 기획 시 협업, 행정적 보고서 작성 등은 때로 과중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특히 공공기관 특성상 반복적인 행정처리와 실적 중심 평가 문화 속에서 사서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단순히 업무를 '버티는' 방식이 아니라, 번아웃을 예방하고 회복 탄력성을 기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업무 속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작은 프로젝트라도 주도적으로 운영해보거나, 주기적으로 독서모임, 워크숍, 사서 간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동료성과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리듬에 맞는 시간 설계와 휴식이 동반되어야 하며,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관리하는 자기 돌봄 기술도 요구된다. 사서의 감정노동이 공감과 친절이라는 장점으로 전환되기 위해선 일상 속 균형 있는 자기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4. 경제적 안정성과 포트폴리오의 힘

사서 직업은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비정규직, 계약직, 기간제 등의 고용 형태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기반의 자기 브랜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내가 어떤 기획을 했는지, 어떤 글을 썼는지, 어떤 프로젝트를 주도했는지에 대한 정리와 기록은 단순한 취업 도구를 넘어서 커리어의 자산이 된다. 실제로 도서관계에서 전직이나 이직을 준비할 때, 이 포트폴리오가 결정적인 차별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일상 속 기록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서, 평가서, 행사 리플렉션, 독서모임 정리자료, 강의노트 등은 모두 훌륭한 콘텐츠다. 나만의 아카이브를 만들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습관은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이다. 포트폴리오는 나의 역량을 ‘보여주는’ 도구일 뿐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사서로 일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설계하는 법

 

5. 공동체와의 연결: 지속가능성의 마지막 퍼즐

지속가능한 삶은 개인적 차원의 성공이나 안정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내가 속한 공동체와의 연결 속에서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도서관은 지역 사회의 중심이며, 사서는 그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사람과 문화 사이를 잇는 연결자다. 이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선 공동체와의 소통과 연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 독서문화 진흥 네트워크에 참여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사서는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문화적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동료 사서들과의 협업과 지식 공유, 전국적인 사서 네트워크 참여도 중요한 성장 자산이 된다. 나 혼자만의 커리어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료가 있다는 인식은 외롭지 않은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만든다. 결국 사서로 일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설계하는 일은, 매일의 실천과 성장, 그리고 공동체적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긴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