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어둠 속에서 지식의 불씨를 지킨 수도원 도서관중세는 종종 ‘암흑의 시대’로 불린다. 로마 제국의 몰락 이후 유럽 전역은 전쟁, 정치적 혼란, 경제적 쇠퇴 속에 학문적 공백기를 맞이했다. 도시의 도서관은 사라지고, 고대 그리스·로마의 철학과 과학, 문학은 소실의 위기에 놓였다. 이 시기에 지식을 지켜낸 마지막 보루는 바로 수도원이었다. 수도원은 단순한 종교적 수행 공간이 아니라, 학문과 기록을 이어가는 작은 요새였다. 수도원 내 ‘스크립토리움(Scriptorium)’이라 불리는 필사실에서 수도사들은 촛불과 햇빛에 의지해 고대의 문헌과 성서를 손으로 베껴 썼다. 이 노동은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지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한 숭고한 사명이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플라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