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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 도서관: 이데올로기 전쟁과 정보의 무기화

1. 정보의 냉전: 도서관이 전선이 되다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 체제에 돌입했다. 핵무기와 군사력뿐 아니라 사상과 정보, 문화의 영역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이 시기 도서관은 단순히 지식을 보관하거나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이데올로기 전쟁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되었다.양 진영은 도서관을 통해 자신들의 체제를 정당화하고, 상대 진영의 이념을 견제하려 했다. 미국은 ‘자유세계의 정보 개방’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적 가치와 표현의 자유를 확산시키는 수단으로 도서관을 활용했고, 반면 소련은 도서관을 사회주의적 사상 교육의 도구로 삼아 체제의 안정성을 강화했다. 이처럼 도서관은 냉전의 무형의 전장(戰場)이 되었으며, 책과 정보가 곧 무기이자 방패가 되는 시대가 열렸다..

사서 2025.10.27

제국주의 시대 도서관: 식민지에서의 지식 통제와 권력

1. 제국주의 확장과 도서관의 정치적 기능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진 제국주의 시대는 단순히 영토의 확장만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의 통제까지 포함한 총체적인 권력 구조의 변화를 수반했다. 유럽 열강들은 식민지를 단순한 자원 공급지나 군사적 거점으로만 보지 않았고, 지식을 장악하는 것을 식민지 지배의 핵심 수단으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식민지 주민의 지적 활동을 관리·제한하는 권력 장치로 기능했다.도서관은 제국주의의 ‘문명화 사명(civilizing mission)’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관으로 활용되었다. 열강은 도서관 설립을 통해 서구적 지식을 전파하고, 식민지 사회에 서양 중심의 가치관을 주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

사서 2025.10.15

19세기 여성과 도서관: 지식 접근의 성별 불평등

1. 여성의 지적 활동을 둘러싼 제약의 시대19세기는 산업혁명과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교육과 지식 접근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된 시기였지만,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지적 활동의 문이 좁게 열려 있었다. 당시 사회는 여성을 가정과 가사에 종속된 존재로 규정했고, 고등교육이나 학문적 활동은 남성의 특권으로 간주되었다. 도서관 역시 이러한 성별 불평등의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많은 도서관이 남성 중심의 회원제를 운영했으며, 여성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특정한 범주의 도서만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특히 대학 도서관이나 전문 학술 도서관은 여성들에게 거의 닫혀 있었고, 여성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남성 후견인의 허락이 필요했다. 여성 독자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독서는 여성의 신체와 정신을 ..

사서 2025.10.03

산업혁명과 근대 도서관의 제도화

1. 산업혁명이 불러온 사회적 전환과 지식 수요의 폭발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변화를 촉발한 사건 중 하나였다. 증기기관의 발명, 방직기와 제철 기술의 발전, 철도망의 확산 등은 생산 방식을 농업 중심에서 기계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일상생활, 거주 형태, 직업 구조가 전면적으로 변했다. 농촌에 머물던 인구는 도시로 이동하여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해야 하는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특히 산업혁명은 지식과 기술에 대한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기계 운용, 과학적 원리, 회계와 경영 지식 등 다양한 분야의 실용적 지식이 필요했고, 이는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서 생계와 직결되는 것이었다. 과거 ..

사서 202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