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속가능한 정보문화와 도서관의 새로운 과제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환경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정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정보 환경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는 빠르게 생성되고 소멸하지만, 그 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식과 문화를 꾸준히 보존하고 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도서관과 사서의 책임이다. 사서는 단기적 편의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지속가능한 정보문화를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최신 자료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학문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기록을 선별적으로 축적하고 보존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사서는 정보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외 계층에게도 정보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모두가 정보 활용의 혜택을 누리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결국 사서는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미래를 고려한 정보문화의 건축가로서 사회적 사명을 수행하게 된다.
2. 정보의 생애주기 관리: 생성에서 보존까지
지속가능한 정보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의 생애주기 관리’가 핵심 전략으로 떠오른다. 정보는 생성, 수집, 가공, 이용, 평가, 그리고 보존의 단계를 거치며 순환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자료들이 단발성 소비로 사라지거나,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채 쓸모없는 데이터로 축적되는 경우가 많다. 사서가 해야 할 일은 이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자료를 선별하고,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며,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정보는 보존 체계를 통해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 도서관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기록, 지역사회의 구술사,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 자료 등은 당장은 관심을 덜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역사 연구와 공동체의 문화 자산이 될 수 있다. 사서는 이러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하고 디지털화하여 후대 연구자와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 학술 정보의 경우, 오픈액세스(open access)와 같은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와 이용자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즉 사서는 정보의 전 과정을 바라보며, 단순히 지금 쓰이는 자료가 아니라 미래에도 의미 있는 자산이 될 자료를 선별하고 가공하는 ‘정보 생애주기 관리자’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
3. 디지털 시대의 정보 윤리와 신뢰 구축
오늘날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만큼 가짜뉴스, 편향된 데이터, 알고리즘의 왜곡 등 다양한 문제들이 뒤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정보문화를 구축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서의 전략은 단순히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출처의 신뢰도를 검증하고, 다양한 관점을 균형 있게 제시하며, 이용자가 비판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 리터러시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청소년 이용자를 대상으로 가짜뉴스 판별 워크숍을 운영하거나, 시민 대상의 데이터 해석 강좌를 개설하는 방식이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서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서 정보 이용자가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자로서 기능하게 된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 속에서 사서는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정보 제공자로서, 상업적 이해관계나 편향된 추천 알고리즘과 차별화된 신뢰의 가치를 세워야 한다. 결국 정보 윤리와 신뢰 구축은 단순한 기술적 과제가 아니라 사서가 지속가능한 정보문화를 위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핵심 전략이며, 이는 도서관의 사회적 신뢰를 공고히 하는 토대가 된다.
4. 협력과 네트워크: 정보문화의 공동체적 확산
지속가능한 정보문화는 한 기관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 도서관은 지역사회, 학교, 연구기관, 기업, 시민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더 큰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사서는 이 협력의 중심에서 조정자이자 연결자의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지역 대학과 연계하여 학술자료를 공동으로 구축하거나,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환경·인권 등 사회적 주제에 대한 정보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또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도서관과 자료를 공유하고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정보의 다양성과 접근성이 크게 확대된다. 이 과정에서 사서는 단순한 정보 관리자에서 나아가,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을 연결하는 ‘정보 네트워크 빌더’가 된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정보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기반이 된다. 또한 사서가 주도하는 협력은 단순한 자료 공유를 넘어,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공공 지식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령 기후위기 대응, 지역 공동체 기록, 다문화 사회의 포용성 확대와 같은 주제에서 도서관과 사서가 중심이 되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한다면, 이는 단순한 자료 축적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는 지식 기반 인프라로 기능하게 된다.
5. 미래를 향한 사서의 전략: 지속가능성을 설계하다
지속가능한 정보문화를 위한 사서의 전략은 결국 장기적 안목에서 사회 전체의 정보 기반을 설계하는 데 있다. 사서는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적 통찰을 결합해, 이용자가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지식과 문화를 재생산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사서는 데이터 분석, 디지털 아카이빙, 정보 윤리 교육, 협력 네트워크 운영 등 다양한 전문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사서는 인간적 감수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바탕으로 기술 중심 사회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보완한다. 예를 들어 AI가 추천하지 못하는 맥락 기반의 책 추천, 인간의 경험과 삶을 이해한 맞춤형 독서 상담,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정보 접근권 보장 등이 바로 그런 사례다. 결국 사서의 전략은 정보와 인간, 기술과 사회를 연결하여 균형 잡힌 정보문화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역할을 통해 사서는 단순한 도서관 직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정보문화의 설계자이자 실천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정보의 생태계를 읽고, 방향을 제시하며, 세대를 넘어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지식의 리더이며, 바로 사서가 그 역할을 수행할 주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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