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서, 조용한 전문가에서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사서는 오랫동안 조용히 전문성을 발휘하며 도서관 현장을 지켜온 존재다. 그러나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디지털 정보 시대의 도래는 사서의 정체성과 활동 방식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보의 폭발적인 증가 속에서 사서는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닌, 정보를 큐레이션하고 해석하며, 이용자와 사회를 연결하는 지식 네비게이터로서의 역할을 기대받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사서는 ‘조용한 전문가’의 자리에 머물기보다, 자신만의 전문성과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 전략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넓혀가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단순히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지닌 전문성, 경험, 가치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일관되게 표현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신뢰와 이미지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듯, 사서도 자신만의 전문성과 철학을 바탕으로 이용자, 동료, 교육기관, 대중과 소통하며 **‘믿을 수 있는 정보 전문가’ 또는 ‘지적 경험을 설계하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퍼스널 브랜딩은 사서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도서관의 대외적 인식 향상과 지역사회 내 도서관 가치 재정립에도 긍정적인 파급력을 발휘한다.
2. 나만의 전문 분야 설정: 퍼스널 브랜딩의 첫걸음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모든 분야를 다 아는 사서보다, 한 가지 영역에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사서가 더 강한 신뢰와 인지도를 얻는다. 예를 들어, 어린이 독서지도, 정보 리터러시 교육, 고전 큐레이션, 디지털 아카이브 관리, 장애인 정보 접근성 향상 등 구체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설정하면, 그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축적하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전문 분야 설정 이후에는 지속적인 학습과 경험 축적이 중요하다. 전문 분야 관련 도서나 논문을 꾸준히 읽고, 관련 강의나 워크숍에 참여하며 자신의 지식 기반을 확장해야 한다. 또한 실제 현장에서의 사례와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면 훗날 콘텐츠 제작이나 강연, 출판 등에서 유용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 분야에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자신의 성과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면서 점차 해당 분야에서 ‘이름을 기억할 만한 사서’로 자리 잡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이다.
3. 전문 블로그와 SNS 활용: 디지털 기반 브랜딩 전략
퍼스널 브랜딩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실천 수단으로는 전문 블로그 운영과 SNS 활용이 대표적이다. 블로그는 자신의 지식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검색 가능하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사서로서 겪은 사례, 독서교육 노하우, 도서 추천 리스트, 도서관 행사 후기, 정보 활용 팁 등을 주제로 꾸준히 글을 쓴다면 ‘지식 생산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블로그를 통해 학습과 경험의 흔적을 아카이빙하면, 자신의 성장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된다.
SNS는 빠르고 넓은 확산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링크드인, 브런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서로서의 일상과 철학, 큐레이션 결과물 등을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테마별 도서 소개, 사서 추천 책 리스트, 도서관 행사 포스터, 인상 깊은 구절, 독서 챌린지 운영 등은 이용자 및 팔로워와의 소통을 활발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최근에는 짧은 동영상 콘텐츠나 카드뉴스를 통한 정보 전달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기획 역량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 디지털 기반의 퍼스널 브랜딩은 온라인 상에서 사서의 존재감을 공고히 하며, 전문가로서의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4. 강연과 집필 활동: 영향력 있는 사서 되기
퍼스널 브랜딩을 한 단계 더 확장하고 싶다면 외부 강연과 집필 활동을 적극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지역 도서관 프로그램, 평생학습관, 학교, 주민자치센터, 교사 연수 등에서 사서를 초청해 진행하는 독서교육, 도서 큐레이션, 정보 활용법 등의 주제 강연은 사서의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특히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한 강연 활동은 일반 시민에게 도서관의 가치와 사서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매개가 된다.
또한 책이나 칼럼을 집필하는 것도 브랜딩 강화에 매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사서가 추천하는 인생 책 100선”, “아이와 함께하는 도서관 독서교육 가이드”, “정보검색을 위한 리터러시 전략” 등과 같은 출판물은 사서의 지식과 경험을 구조화하는 동시에 전문 이미지 확립에 도움을 준다. 또한 브런치나 독립출판 플랫폼을 활용한 전자책 출간도 최근에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외부 콘텐츠 제작은 사서가 단순히 내부 행정과 자료 정리에 머무는 직무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는 지식 콘텐츠 생산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5. 브랜드는 단단한 신뢰 위에서 자란다
퍼스널 브랜딩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략이지만, 그 핵심은 신뢰성과 진정성이다.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 과장된 표현, 실력에 비해 과도한 노출은 오히려 브랜드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진정한 퍼스널 브랜딩은 나를 잘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전문성과 철학, 비전을 충실히 표현하고 꾸준히 실천해가는 데 있다. 즉, 사서가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보여주어야 할 것은 화려한 이미지가 아니라, 진정으로 이용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자세와 꾸준한 자기계발의 과정이다.
또한 퍼스널 브랜딩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매달 한 편의 블로그 글을 쓰고, 주 1회 SNS에 정보를 공유하며, 분기별로 작은 강연을 기획해보는 식의 지속적 루틴이 중요하다. 이 작은 활동들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이 분야의 사서 하면 떠오르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브랜딩이 완성된다. 사서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곧 도서관이 사회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 되며, 변화하는 시대에 도서관의 존재감을 지켜내는 또 다른 길이 된다. 사서는 더 이상 도서관 안의 조연이 아니다.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사서 자신이 무대 위의 주연으로 우뚝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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