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독립서점 운영, 문화콘텐츠 기획 등 ‘확장형 사서’를 위한 실무 교육 사례

hpsh2227 2025. 5. 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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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서의 경계를 넘어서는 확장형 전문성의 등장

최근 도서관계에서 주목받는 변화 중 하나는 사서의 역할이 단순히 자료를 정리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직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의 문화기획자이자 콘텐츠 생산자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독립서점 창업, 마을기록 프로젝트, 전시기획, 팟캐스트 제작, 출판편집, 북큐레이션 서비스 등은 과거에는 문화기획자나 작가, 디자이너의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전문 사서들이 능동적으로 수행하며 ‘확장형 사서’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도서관의 경계가 무너지고, 책과 사람, 공간을 연결하는 기획력이 중요해지면서 나타난 변화다. 동시에 이용자도 단순한 자료 소비자가 아니라, 참여자이자 공동 기획자가 되어가고 있으며, 사서는 이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도서관 콘텐츠로 전환하는 문화 중개자(cultural mediator)로 진화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사서교육이 정보 조직화와 시스템 운영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콘텐츠 구성, 디자인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역량, 실천 중심 기획력이 동반된 실무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확장형 사서’는 단순히 직무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서를 둘러싼 사회적 기대와 자율성의 확장을 의미하며, 이에 맞는 교육 모델과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2. 독립서점과의 연결: 출판, 큐레이션, 공간운영을 배우는 사서들

사서들이 독립서점과 연계하거나 직접 서점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독서문화 실천을 이끌어가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책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공간 운영 역량을 함양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는 현직 사서들이 퇴근 후 소규모 책방을 열어 북토크, 작가 강연, 독립출판 마켓, 동네 북큐레이션 전시 등을 운영하며 도서관에서 배운 정보 조직화 역량을 확장된 공간에서 실천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실무 교육도 점차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책보고, 지역문화진흥원, 책방학교 등에서 진행하는 ‘독립서점 창업 워크숍’, ‘큐레이터를 위한 출판기획 과정’, ‘서점 운영과 지역문화 플랫폼’ 강의는 사서들이 책방 운영을 통해 지역 정보의 공유 플랫폼이자 생활문화 공간을 기획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특히 출판 유통 구조, 독립 출판 제작, SNS 콘텐츠 마케팅, 저작권과 판매 계약, 공간 브랜딩 등은 기존 사서 교육과는 다른 실전적 학습으로, 사서의 문화 콘텐츠 기획자로서의 성장에 실질적인 기반이 된다.

 

독립서점 운영, 문화콘텐츠 기획 등 ‘확장형 사서’를 위한 실무 교육 사례

 

3. 문화기획 실무 중심 교육: 프로그램 기획자에서 프로듀서로

‘확장형 사서’는 단순한 문화행사 진행자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 콘텐츠의 생산과 편집, 연출까지 담당하는 문화 프로듀서형 역할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도서관의 작은 전시부터 지역 축제, 기록전, 책공방 워크숍 등 사서가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례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실무 중심 교육도 활성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도서관협의회나 지역문화재단에서는 ‘도서관 문화기획 실습 과정’, ‘전시 디자인과 큐레이션 교육’, ‘공공기관 콘텐츠 마케팅 실무’ 등을 운영하며 사서들이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과 운영 노하우를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강의 방식이 아니라,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모의기획서 작성, 파일럿 프로그램 운영 등 실제 운영 가능한 콘텐츠를 직접 설계해보는 실전형 교육은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서들은 예산 편성, 지역 협력, 콘텐츠 기획, 온라인 홍보, 피드백 평가 등 복합적인 역량을 키우게 되며, 이는 단순한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지역 사회 내 문화기획 전문 인력으로서의 자격을 확보하게 한다. 문화기획 실무 교육은 이제 사서 연수의 보조 콘텐츠가 아니라, 미래형 사서가 반드시 경험해야 할 주요 학습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4. 실험적 콘텐츠 기획: 기록, 미디어,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사서

최근에는 사서들이 도서관을 넘어서 다양한 정보·문화 실험을 통해 콘텐츠 창작자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을신문 편집, 동네 아카이빙, 지역 팟캐스트 제작, 책방+도서관 혼합형 공간 기획, 디지털 전시 큐레이션, 유튜브형 독서 콘텐츠 제작 등은 모두 사서가 정보 기술과 문화기획 역량을 결합해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실무교육은 기록정보학, 디지털미디어 제작, 커뮤니티 아카이빙 워크숍, 온라인 플랫폼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메타버스, VR 기반의 가상도서관 콘텐츠 기획 교육, 디지털 시민 콘텐츠 제작 과정, 청소년 참여형 미디어 기록 교육 등도 등장하면서 사서들이 기록가, 콘텐츠 제작자, 커뮤니티 운영자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단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의 정보를 어떻게 새롭게 재해석하고, 이용자와의 관계 안에서 사회적 기록을 문화 콘텐츠로 전환할 수 있는 상상력과 기획력을 요구한다. 사서가 더 이상 ‘보관자’가 아니라 ‘이야기 편집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바로 이러한 실험적 콘텐츠 교육에서 실현된다.

 

 

 

5. ‘확장형 사서’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교육 플랫폼 구축 과제

‘확장형 사서’의 성장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도적 기반과 체계적인 교육 플랫폼은 부족한 편이다. 사서 자격제도는 여전히 전통적 정보관리 기술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문화기획·콘텐츠 창작·출판 기획·디지털 미디어 운영 등을 포괄하는 교육과정은 한정적이고 단편적인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확장형 사서 역량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문헌정보학과 내 융합 전공 개설, 지역 도서관-서점-문화재단 연계 교육 프로젝트 개발, 실습 기반 인턴십 확대, 현직 사서 대상 모듈형 연수 체계 설계 등이 필요하다. 또한 사서들이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우수 사례와 교육 자료, 기획 콘텐츠, 실패 경험까지 기록·공유하는 ‘오픈 지식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사서의 전문성은 더 이상 고정된 기술에 있지 않다. 지역을 읽고, 사람을 엮고, 이야기를 구성하며, 그것을 정보와 감성의 콘텐츠로 전환해낼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확장형 사서의 실천은 곧 도서관의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그 변화의 흐름을 교육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전문성은 머지않아 한계를 맞이할 것이다. 사서가 콘텐츠 기획자, 서점 운영자, 기록자, 문화 프로듀서로 확장될 수 있도록 교육의 틀과 상상력도 함께 확장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