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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대 종이책을 지키는 사서들의 이야기

hpsh2227 2025. 4. 6. 09:05

1. 디지털 시대의 도래, 종이책은 설 자리를 잃었을까?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출판의 형태를 크게 변화시켰다. 종이책 중심이던 출판 시장은 이제 전자책, 오디오북, 웹소설 등 다양한 디지털 포맷으로 확장되었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종이책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종이책이 결국 사라질 운명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종이책의 향과 감촉을 사랑하고, 책장을 넘기며 읽는 경험에서 큰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등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물결 속에서도 종이책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서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단순한 보존의 의미를 넘어서, 종이책이 주는 감성과 문화적 의미를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전자책 시대 종이책을 지키는 사서들의 이야기

2. 종이책을 지키는 사서, 감성과 교육의 가치를 전하다

사서들은 단지 물리적 공간에서 책을 관리하는 사람을 넘어, 시대의 변화에 맞서 책의 가치를 지키는 문화수호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자책의 접근성과 편리함은 분명하지만, 사서들은 종이책이 지닌 고유한 정서적,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 독서교육의 경우, 종이책은 집중력 향상과 정서 안정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실제로 아이들이 책을 손에 쥐고 직접 넘겨보는 과정에서 얻는 심리적 안정감은 디지털 매체가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사서들은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독서프로그램과 체험형 독서 활동을 기획하며, 종이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책의 물성이 가지는 교육적, 심리적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를 지키려는 사서들의 노력은 지역 사회의 교육 기반을 견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3. 문화유산으로서의 종이책, 보존과 재해석의 현장

또한 사서들은 종이책 보존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재해석하고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단순히 오래된 책을 보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서나 절판된 책을 디지털로 아카이빙하면서도 실물 보존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 도서관 내부에 고서 전시회를 열거나, 역사적 가치가 있는 도서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종이책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시민과 공유한다. 이러한 활동은 종이책이 단지 ‘읽는 도구’가 아닌, 하나의 문화자산으로 인식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지역 특색이 담긴 향토자료나 개인 기증 도서 등은 전자책으로 대체될 수 없는 가치 있는 자산이기에, 이를 보존하고 소개하는 사서들의 역할은 더욱 특별하다. 이처럼 사서들은 종이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실물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4.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종이책의 공공성

사서들의 이러한 노력은 디지털 접근성이 부족한 계층을 위한 배려와도 맞닿아 있다. 스마트기기나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일부 계층에게 전자책은 오히려 접근이 어려운 콘텐츠일 수 있다. 특히 노년층, 장애인, 농어촌 지역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종이책이 더 친숙하고 편리한 정보 접근 수단이다. 사서들은 이 같은 이용자들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자료를 제공하고, 종이책을 기반으로 한 독서 모임이나 낭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정보 격차 해소에 앞장선다. 도서관은 단순한 정보 수집 장소를 넘어 지역 커뮤니티와 연결되는 플랫폼이며, 사서는 그 중심에서 이용자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종이책을 지키는 것은 곧 모두를 위한 정보 접근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일이기도 하며, 이는 도서관의 공공성과 민주성에도 깊이 연결된 문제이다.

5. 전자책과 종이책의 공존을 추구하는 도서관의 실험

한편 사서들은 전자책과 종이책을 대립적인 매체로 보지 않고, 서로 보완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즉시성은 분명 장점이지만, 사서들은 이와 함께 종이책이 제공하는 깊이 있는 몰입과 물리적 소유의 만족감을 동시에 제공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한 도서관에서는 전자책과 종이책을 동시에 제공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형식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책의 내용을 주제로 한 전시, 북 큐레이션, 창작 활동 등은 종이책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결과물은 디지털로 확산시키는 등 하이브리드 형태의 독서 문화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사서들이 단순히 종이책을 고수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독서 경험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6. 사서의 사명, 느림의 미학을 지키는 사람들

이처럼 전자책의 시대에도 종이책을 지키는 사서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과거 지키기’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연속성을 지키는 일이자, 인간이 정보를 어떻게 경험하고 소화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긴 활동이다. 디지털 기술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지만, 정보를 느끼고 이해하고, 그것을 내면화하는 과정은 종이책이라는 느림 속에서 더 깊게 일어날 수 있다. 사서들은 그 느림의 가치를 아는 전문가로서, 책과 사람,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계속 수행해 나가고 있다. 미래가 아무리 디지털화된다 해도, 종이책을 통해 만나는 고요한 사색과 감성은 여전히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며, 그 곁에는 언제나 사서들이 함께할 것이다. 더불어 사서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읽기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려보게 된다. 전자책 시대, 오히려 종이책의 가치가 더 깊어지고 있는 지금, 그 가치를 지키는 사서들의 노력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