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지역별 사서 교육 인프라 불균형 문제와 해결 방안

hpsh2227 2025. 6. 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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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서 교육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 현실

우리나라의 도서관 전문인력 양성 체계는 오랫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집중되어 왔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해 각종 전문 사서 연수기관, 정보서비스 교육센터, 사서 직무 향상을 위한 세미나 및 워크숍 대부분이 서울 또는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실질적인 교육 콘텐츠나 강의 기회 역시 수도권 거주자에게 훨씬 용이하게 제공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비단 사서 자격 취득 이후의 전문 연수뿐 아니라, 문헌정보학과가 개설된 대학의 분포에서도 드러납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문헌정보학과의 숫자가 제한적이며, 그마저도 학부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심화된 전문교육이나 대학원 과정 접근성이 낮습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의 도서관에서는 사서가 단 한 명에 불과한 경우도 많아, 교육 참여 자체가 인력 운영의 부담으로 이어지며 현실적으로 이수율도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도권 편중은 교육 불균형을 넘어서서, 지역 간 도서관 서비스 품질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입니다.

 

 

2. 지방 사서의 구조적 교육 접근성 한계

지방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이 겪는 교육 접근성의 한계는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사서 인력 자체가 소수로 운영되고 있어,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는 것만으로도 도서관의 일상 운영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연수나 외부 교육 참여가 실질적으로 어렵습니다. 특히 소규모 도서관, 작은 학교도서관, 농어촌 공공도서관 등은 인력 대체가 불가능한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연간 교육 이수 횟수가 0회에 가까운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더불어, 지방 도서관의 예산 자체가 교육비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서울에서 열리는 연수에 참여하기 위한 교통비와 숙박비조차 개인이 부담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그 결과 교육 기회는 ‘받을 수 있는 사람만 받는’ 구조로 굳어지며, 지방 사서는 점점 더 고립되고, 구시대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이어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실제로, 지역 사서들의 설문조사에서도 “최근 3년간 중앙기관에서 진행한 전문연수에 1회 이상 참여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60%를 넘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지역 도서관의 기능 약화와 전문성 저하로 이어지며, 주민에게 제공되는 정보 접근권까지 위협하게 됩니다.

 

 

3. 사서 교육 불균형이 야기하는 장기적 문제

교육 인프라의 지역 격차는 단기적인 불편함을 넘어서, 도서관의 미래 경쟁력 자체를 갉아먹는 구조적 위기로 연결됩니다. 먼저, 지방의 사서들은 최신 정보기술, 데이터 기반 서비스, 디지털 큐레이션 등의 신기술 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워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도서관이 정보서비스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며, 도서관의 존재 이유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둘째, 교육 기회의 차이는 사서의 업무 만족도와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연수에 참여하지 못한 사서들은 업무 역량 향상은 물론, 타 지역 동료들과의 교류 기회조차 차단당하며 고립된 노동자로 남게 되고, 이는 장기 재직 의지와 조직 충성도 저하로 이어집니다. 셋째, 교육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지역 간 정보 격차라는 새로운 사회 문제를 낳습니다. 정보 접근권은 현대 사회에서 교육권이나 생존권 못지않게 중요한 권리인데, 도서관 인력의 역량 차이로 인해 지역 주민이 접하는 정보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발생하면, 이는 지방 소외로 이어지는 심각한 민주주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서 교육 인프라의 지역 간 격차 해소는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닌, 사회적 정의와 균형 발전 차원의 과제로 다뤄져야 합니다.

 

 

4. 지역균형을 위한 현실적 해결 방안 제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안이 필요합니다. 첫째, 전국 단위의 온라인 전문연수 플랫폼 확대가 시급합니다. 이미 국립중앙도서관이 디지털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참여도나 콘텐츠 질, 수요 맞춤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지역별 맞춤형 콘텐츠 기획 및 지역 언어 환경 반영이 필요합니다. 둘째, 광역단위 사서교육센터 설립이 제안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권역별 중심 도시(예: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원주 등)에 위성센터를 설치해 실시간 원격 연수, 실습형 워크숍, 자율 학습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지역 사서의 교육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사서 연수 참여 시 기관 대체 인력 지원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연수 참여로 인해 도서관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임시 인력을 파견하거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인건비를 보조하는 방식도 실현 가능합니다. 넷째, 교육 이수 실적이 인사평가와 연계되어야 지방 사서도 실질적인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발적인 교육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방 자치단체와의 연계 강화를 통해 지역 도서관이 자체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공유하는 모델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해결 방안은 단기적으로는 교육 불균형 해소, 장기적으로는 지역 도서관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5.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과 사서 전문성의 재구성

앞으로의 사서 교육은 단순한 보충 학습의 개념을 넘어, 디지털 기반의 전문성 재구성 전략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특히 지역 사서를 위한 교육은 물리적 거리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AI, 빅데이터, 디지털 인문학, 메타버스 기반의 정보서비스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기관은 기술 변화에 맞춘 커리큘럼 개편과 실습 중심 콘텐츠 제공을 확대하고, 지역 도서관과 협업하여 현장감 있는 교육 사례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사서 스스로도 “나는 더 배워야 한다”는 인식과 태도를 갖고 지속 가능한 자기계발을 추구해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전문성은 더 이상 수도권에서만 독점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오히려 지방이야말로, 창의적인 방식으로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문화 자원을 재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입니다. 중앙정부와 교육기관, 지자체, 도서관 간의 협업을 통해 지역 사서도 수도권 못지않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그 시작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균형 잡힌 교육 시스템의 실현입니다.

 

지역별 사서 교육 인프라 불균형 문제와 해결 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