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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추천한 도서가 진짜 좋은 책일까?: 이용자 피드백 기반 추천 시스템의 신뢰성과 한계

hpsh2227 2025. 6. 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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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고리즘에 기반한 책 추천,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화된 오늘날, 많은 이용자들이 ‘추천 도서’ 목록을 통해 새로운 책을 발견하고 읽는다. 특히 온라인 서점, 전자도서관, 도서 추천 앱은 AI 기술을 활용한 추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개인의 선호도, 과거의 이용 기록, 검색 이력,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도서를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 평점, 후기, 클릭 수, 열람 빈도 등의 데이터를 핵심 요소로 삼는 ‘이용자 피드백 기반 추천 시스템’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AI가 추천하는 책이 ‘진짜로 좋은 책’인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 추천이 객관적 가치나 독서 교육적 효과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도하게 인기 위주, 흥미 위주의 콘텐츠로 편향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천하고 있으며, 그 과정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이다.

 

 

AI가 추천한 도서가 진짜 좋은 책일까?: 이용자 피드백 기반 추천 시스템의 신뢰성과 한계

 

2. 추천 시스템의 핵심, '피드백'은 과연 공정한가?

AI 기반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 행동 데이터, 즉 ‘피드백’을 학습한다. 좋아요 수, 별점, 도서 대출 빈도, 페이지 체류 시간 등이 모두 피드백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는 그 자체로 **편향(bias)**을 포함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SNS에서 한 차례 화제가 된 책은 실제 내용과 무관하게 ‘좋은 책’으로 분류될 수 있고, 인기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높은 평점을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피드백을 남기는 사람은 특정 연령대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로 한정될 수 있어, 전체 이용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자주 노출된 책일수록 피드백이 많아지고, 그 결과 또다시 상위에 노출되는 알고리즘의 순환 구조는 추천 도서의 다양성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즉, AI는 평등한 추천을 제공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형성된 피드백의 흐름을 더욱 강화하는 구조에 가까우며, 소외되거나 참신한 콘텐츠는 추천 목록에 포함되기 어렵다.

 

 

3. ‘좋은 책’의 기준, AI는 판단할 수 있는가?

AI는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은 가능하지만, 문학적 가치, 교육적 유익성, 사회적 메시지와 같은 정성적 요소를 온전히 평가하긴 어렵다. 실제로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의 사서는 독서 지도를 위해 단순한 인기보다는, 독자의 수준, 독서 목적, 주제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에게 판타지 소설을 추천할 때, 단순히 ‘재미있다’는 후기를 바탕으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어휘력, 구성 이해력, 주제 파악 능력 등을 고려해 수준에 맞는 도서를 큐레이션한다. 하지만 AI는 이러한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이용자의 ‘읽고 싶은 책’만을 제공할 뿐, ‘읽어야 할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이는 교육적 공간에서 특히 문제로 작용하며, AI 추천 시스템을 도서관이나 학교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좋은 책’이란 단지 피드백이 좋은 책이 아니라, 이용자의 성장과 독서 경험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책이어야 하며, 이러한 가치는 사서의 전문성과 판단력에 의존해야 한다.

 

 

4. 사서와 AI의 협업: 데이터 해석과 큐레이션의 접점

AI의 추천 기능을 전면적으로 부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도서관과 사서는 AI가 제공하는 피드백 데이터를 해석하고 조정할 수 있는 ‘중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추천된 도서 목록을 사서가 직접 검토하여 교육적 가치를 보완하거나, 다양성과 균형을 고려한 큐레이션을 덧붙이는 식의 협업이 가능하다. 또한, AI가 간과하기 쉬운 주제적 민감성, 지역 특성, 이용자 집단의 요구 등을 반영하여 맞춤형 큐레이션을 설계함으로써 추천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일부 도서관에서는 사서가 AI 추천 목록을 기반으로 ‘사서 추천 도서 목록’을 재구성하거나, 추천 결과에 대한 사서의 해설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단순 추천에서 벗어나 ‘이유 있는 추천’을 제공하는 전략이며, AI가 빠진 맥락을 사람의 전문성으로 채워주는 협업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향후에는 이용자 피드백 외에도 사회적 의미나 독서 후 행동 변화와 같은 후속 데이터를 추천 시스템에 통합하는 시도도 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