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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친환경 도서관 카페 사례: 푸드마일 감소, 로컬푸드 도입, 플라스틱 제로 시도

hpsh2227 2025. 7. 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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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서관 카페, 지속가능성 실험의 무대가 되다

현대 공공도서관은 단순한 자료 열람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계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SG 경영과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구현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도서관도 친환경 실천의 거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도서관 내 카페가 있다. 단순한 음료 판매 공간이 아닌,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푸드마일 저감, 플라스틱 제로 생활문화 실천 등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한 실험의 무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서울 성수도서관의 '제로마일 메뉴 프로젝트', 전주 완산도서관의 '로컬푸드 북카페 운영', 그리고 부산 시민도서관의 '플라스틱 프리 카페 전환'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 정책과 조달 방식, 메뉴 구성, 공간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설계하고 있다. 특히 지역 농산물 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운영 모델은 푸드마일 감축이라는 기후위기 대응 전략과 동시에, 지역 공동체의 순환경제 실현이라는 이중 효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친환경 도서관 카페 사례

푸드마일 감소, 로컬푸드 도입, 플라스틱 제로 시도

 

 

2. 푸드마일을 줄이면 무엇이 바뀌는가?

푸드마일은 식재료가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거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치화한 개념이다. 짧은 푸드마일은 운송에 따른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신선도를 높이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1석 3조의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의 성동구립 성수도서관은 성수동 인근 도시농업단지 및 청년농부 협동조합과 협약을 맺고, 카페 메뉴에 들어가는 채소류와 과일류를 지역 농장에서 직거래로 공급받는다. 이를 통해 매주 목요일에는 '제로마일 샐러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은 기존 물류 중심 유통 시스템에 비해 70%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이들은 단순 식재료 조달에 그치지 않고, 수확일자와 이동 거리, 탄소절감 수치를 메뉴판에 함께 표시해 이용자들의 친환경 인식을 확산시키는 효과도 얻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식품 선택을 통한 환경 기여라는 새로운 소비 가치를 이용자에게 제시함으로써, 공공기관 주도의 환경 시민 교육의 장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나아가 이와 같은 구조는 농가의 소규모 생산물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농업의 생태계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3. 로컬푸드와 플라스틱 제로, 도서관이 만드는 새로운 일상

푸드마일 감축과 더불어 친환경 도서관 카페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로컬푸드'다. 이는 물리적 거리의 문제를 넘어서 지역 주민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전주시 완산도서관의 북카페는 전주 내 로컬 브랜드 및 도시농업 프로그램과 협력해 계절별 테마 음료를 기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는 전주 산지의 옥수수를 활용한 옥수수 라떼, 가을에는 단호박 스무디 등 지역성 있는 메뉴를 통해 도서관의 공간 브랜딩과 지역 자원 소비를 동시에 달성한다. 이러한 접근은 지역민의 참여도를 높이고 도서관을 지역문화 콘텐츠의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플라스틱 제로 실천을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다수의 도서관 카페에서는 종이컵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하며, 텀블러 지참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보증금 환급 시스템을 운영한다. 특히 부산 시민도서관은 지역 리필 스테이션 브랜드와 협업하여 세척 및 컵 순환 시스템을 구축,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약 1.2톤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포장재, 빨대, 설탕 포장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일은 곧 도서관의 운영 방식 전반을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확장되며, 이용자 교육과 캠페인 활동으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생활 문화를 유도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4.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도서관의 책임과 가능성

이러한 친환경 도서관 카페 운영 사례는 도서관이 단지 정보를 보관하고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실천하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전략은 단순한 재료 선택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경제적 연계, 탄소중립 기여, 그리고 지속가능성 교육이라는 여러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향후 더 많은 도서관이 이 같은 모델을 참고해 지역 맞춤형 친환경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도서관은 단순한 녹색 공간을 넘어, 지역 기반 탄소중립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플라스틱 제로와 같은 생활형 실천 과제를 도서관이라는 공공공간에서 구현해냄으로써, 시민들이 보다 손쉽게 지속가능한 행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공동체 전체의 친환경 전환을 이끄는 거점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실천의 중심에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재해석하고, 지역 자원과 문화,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운영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도서관은 책과 사람만을 이어주는 공간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삶과 환경, 공동체를 잇는 다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