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녹색도서관 주간 운영 사례 및 프로그램 소개: 환경영화 상영, 기후 토론회, 제로웨이스트 북클럽

hpsh2227 2025. 7. 3. 09:09
반응형

1. 녹색도서관 주간의 필요성과 개요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는 더 이상 일부 환경 단체나 전문가들만의 과제가 아니다.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자원 순환 등의 개념은 일상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역할 또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은 단순한 자료 제공 기능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의 인식과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녹색도서관 주간(Green Library Week)’이다. 녹색도서관 주간은 도서관이 지속가능성과 환경보호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친환경적인 문화 콘텐츠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와의 접점을 확장한다. 이는 단순한 홍보 행사가 아닌, 공공도서관이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실천을 확산하는 교육 거점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다.

국내 여러 공공도서관에서는 4월 지구의 날, 6월 환경의 날을 중심으로 녹색도서관 주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대상층에 따라 차별화되어 진행된다. 어린이부터 성인, 고령자까지 연령대별로 흥미와 참여도를 고려한 맞춤형 콘텐츠가 기획되며, 기후 변화에 대한 이론적 이해뿐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서들은 지역 NGO, 환경단체, 청소년 자원봉사자 등과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도서관 내외부의 공간과 자료를 활용해 체험 중심의 생생한 환경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

 

녹색도서관 주간 운영 사례 및 프로그램 소개: 환경영화 상영, 기후 토론회, 제로웨이스트 북클럽

 

 

2. 감정적 공감과 시각적 몰입: 환경영화 상영 프로그램

녹색도서관 주간의 대표적인 콘텐츠 중 하나는 환경영화 상영 프로그램이다. 영화는 시청각적 자극을 통해 이용자의 감정을 이끌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매체다. 예컨대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씨스피러시(Seaspiracy)》, 《2040》, 《지구의 끝까지 간 사람들》 같은 다큐멘터리는 인간이 초래한 환경위기의 현실과 그 영향력을 강하게 체감하게 만든다. 도서관은 이러한 영화 상영을 단순 감상에 그치지 않고, 상영 후 짧은 토론이나 감상 공유 시간을 마련하여, 관람자들이 영화 속 메시지를 더 깊이 숙고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일부 도서관에서는 상영작과 관련된 도서목록을 함께 큐레이션하여 영화와 책을 연계한 정보 접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대상 영화 상영의 경우, 환경 이슈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사서나 외부 강사가 사전 설명을 제공하거나, 상영 후 소그룹 토론을 유도하기도 한다. 공간의 제약이 있는 경우에는 온라인 영화 상영 링크를 공유하고, ZOOM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온라인 감상 토크를 운영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감정적 몰입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개인적 관심을 끌어올리고, 이후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3. 집단 지성의 힘: 기후 토론회를 통한 지역사회의 담론 형성

녹색도서관 주간에서는 지식 기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기후 토론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 토론회는 단순한 강연 형식을 넘어서, 시민들이 직접 기후 변화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논의하고, 지역사회 내 실천 방안을 도출하는 공론장의 기능을 수행한다. 한 도서관에서는 ‘우리 동네 탄소중립, 무엇이 가능할까?’라는 주제로 세대별 시민들을 초청하여 열린 토론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 특성에 맞춘 아이디어와 실천 제안이 도출되기도 했다. 예컨대 도서관 중심의 탄소중립 캠페인, 자전거 대출소 설치, 다회용 가방 대여 등의 아이디어가 이용자에 의해 제안되었다.

이와 같은 토론 프로그램은 단순한 의견 교환을 넘어, 도서관이 환경 거버넌스의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서들은 토론을 진행하며, 관련 도서나 논문 자료를 사전에 준비해 참가자들에게 제공하고, 주요 키워드를 정리해 시각자료로 구성하여 토론 흐름을 돕는다. 토론 후에는 결과 요약본을 도서관 홈페이지나 SNS에 공유해 더 많은 시민이 그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하며, 때로는 지방자치단체의 환경 정책 아이디어로도 연결되는 사례가 있다. 기후 토론회는 정보소비를 넘어 정보생산자로서의 시민을 양성하며, 도서관의 사회참여적 기능을 강화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4. 독서와 실천의 접목: 제로웨이스트 북클럽

제로웨이스트 북클럽은 독서와 생활 실천을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최근 녹색도서관 주간의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환경 관련 도서를 읽고, 책에서 제시된 실천 방법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며 그 결과를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 《기후를 위한 최소한의 삶》, 《제로웨이스트 홈》과 같은 도서를 함께 읽은 후, 참여자들은 일주일간 플라스틱 소비 줄이기, 장바구니 이용하기, 포장재 없는 소비 도전 등 다양한 실천 과제를 수행하고, 그 경험을 SNS나 모임에서 공유한다.

사서들은 책 선정뿐 아니라, 실천 가이드와 체크리스트를 함께 제공하고, 실천 인증 이벤트나 작은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 일부 도서관에서는 지역 제로웨이스트 상점, 리필숍 등과 연계하여 체험활동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지역경제와의 접점을 만들기도 한다. 제로웨이스트 북클럽은 단지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실생활에서의 변화까지 이어지는 ‘읽기-행동-공유’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며, 도서관이 일상 속 환경 실천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게 만든다.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책이 곧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도서관과의 정서적 거리 또한 더욱 좁혀진다.

 

 

5. 녹색도서관 주간의 미래 과제와 확장 가능성

녹색도서관 주간은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매우 실용적인 플랫폼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이다. 하지만 그 운영에는 몇 가지 과제가 동반된다. 첫째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전문성 확보다. 사서가 환경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므로,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 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둘째는 참여자 지속성 유지다. 일회성 참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실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서관이 후속 콘텐츠나 커뮤니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는 예산과 인력 문제다. 녹색도서관 주간은 기획력 외에도 실질적인 자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지방정부나 국가 차원에서 병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도서관 주간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도서관 운영 철학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다. 이 주간을 계기로 친환경 장서 큐레이션, 탄소중립 도서관 설계, 녹색자료실 신설, 이용자와의 지속적인 환경 대화 플랫폼 구축 등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더 나아가 기후위기 시대, 도서관은 ‘정보의 공간’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삶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한 주간의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