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메타버스 도서관과 AI 큐레이터의 등장가상 공간에서의 인공지능 큐레이션 시스템 운영

hpsh2227 2025. 6. 24. 09:38
반응형

1. 메타버스 시대, 도서관은 어디로 가는가

디지털 기술의 진화는 도서관의 공간적 한계를 허물고 새로운 정보 환경을 창조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Metaverse)라는 개념이 교육, 문화, 커뮤니케이션 분야로 확장되면서 도서관도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메타버스 도서관은 현실을 기반으로 구축된 디지털 트윈 도서관을 넘어서, 아바타가 상주하고 비대면으로 상호작용하는 진화된 정보 공간을 의미한다. 단순히 책을 열람하거나 정보를 검색하는 수준을 넘어, 전시, 강연, 독서 토론, 질의응답 등 전통적 도서관 기능이 몰입형 가상 공간에서 재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원격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하고, 기술적 인프라가 뒷받침되자 대학, 공공기관, 박물관 등은 앞다퉈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가상 도서관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메타버스 환경은 단순히 공간을 구축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용자의 정보 접근성과 참여 경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핵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큐레이션 시스템이 새로운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2. AI 큐레이터의 개념과 도입 배경

전통적인 도서관 큐레이션은 사서가 주제를 선정하고 도서나 정보를 선별하여 전시하거나 안내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사용자의 취향이 점점 더 세분화되면서, 이 같은 수작업 방식만으로는 충분한 만족도를 제공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큐레이터(AI Curator)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AI 큐레이터는 머신러닝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검색 이력, 독서 취향,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메타버스 도서관에서 이 AI 큐레이터는 단순한 검색 도우미를 넘어, 가상 공간 내에서 아바타의 형태로 이용자와 대화하고, 전시 공간을 안내하며, 관심 있는 자료를 실시간으로 추천해주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환경 문제 관련 최신 보고서가 있나요?”라고 질문하면, AI는 관련 키워드를 분석하여 해당 주제에 맞는 문헌, 영상 자료, 연계 강연 콘텐츠를 큐레이션해준다. 나아가 이 시스템은 이용자의 수준과 목적에 맞게 정보를 필터링하고, 학습 목적이거나 연구 기반일 경우 다른 포맷의 콘텐츠도 함께 제시할 수 있어 더욱 정교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메타버스 도서관과 AI 큐레이터의 등장가상 공간에서의 인공지능 큐레이션 시스템 운영

 

 

3. 국내외 메타버스 도서관과 AI 큐레이션 사례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는 메타버스 도서관과 AI 큐레이션 기술을 실험적으로 혹은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도서관은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동하여 가상 공간 내에서 주제별 전시를 운영하고, 사용자 질문에 따라 연관 도서를 자동 배치하는 인터페이스를 도입하였다. 미국 워싱턴대학은 메타버스 도서관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AI 큐레이터가 이용자의 전공, 수업 커리큘럼, 검색 패턴 등을 분석하여 학습 자료를 큐레이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에서도 국립중앙도서관이 2022년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협력하여 가상 전시와 독서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 도서관에서는 AI 기반 챗봇과 연동된 가상 큐레이터를 개발 중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히 기술을 선보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용자 반응을 수집하고 학습해 계속해서 발전한다는 점에서 기존 추천 시스템보다 높은 활용도를 보인다. 특히 시각적 요소가 중요한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AI 큐레이터가 시각자료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함께 구성하여 몰입감 있는 정보 탐색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4. 메타버스 사서의 역할 재정립

기술이 진화한다고 해서 사서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사서의 역할이 더욱 확장되고, 기획과 운영, 기술 조율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한다. AI 큐레이터가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윤리적 판단이나 맥락적 이해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인간 사서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특히 메타버스 도서관에서는 정보 신뢰도, 저작권 문제, 정보의 사회문화적 맥락 파악 등에서 사서의 전문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사서는 AI 큐레이션 시스템의 기획자이자 조율자로서, 이용자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알고리즘 개선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가상 공간에서 사용자 경험(UX)을 설계하고, 디지털 소외 계층이 메타버스 환경에서도 차별 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사서에게 요구된다. 이를 위해 일부 도서관은 ‘메타버스 전문 사서’ 혹은 ‘디지털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직무군을 육성하고 있으며, 사서 양성과정에서도 가상 플랫폼 운영, AI 기초 이해, UX 설계 교육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재편하고 있다.

 

 

5. 인간 중심 기술 설계와 도서관의 미래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설계하고 누구를 위해 운영할 것인가이다. 메타버스 도서관과 AI 큐레이터는 도서관을 더욱 개방적이고 접근성 높은 공간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모든 사용자의 요구를 자연스럽게 포용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 설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즉,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사서는 기술의 ‘조정자’이자 ‘중재자’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앞으로는 메타버스 기반의 독서교육, AI 추천에 기반한 맞춤형 학습 서비스, 디지털 전시 기획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서비스가 도입될 것이며, 이에 따른 새로운 윤리와 기준도 필요해질 것이다. 기술이 진화할수록 도서관의 역할은 ‘정보 저장소’에서 ‘정보 경험 공간’으로 이동하며, 사서와 AI 큐레이터는 그 공간을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이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가상의 경계를 넘어 지식을 창조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사람과 기술의 조화로운 협력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