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정보서비스 확대: 전화, 이메일, 챗봇 활용 사례
1. 비대면 전환, 도서관 정보서비스의 새로운 지평
코로나19 팬데믹은 공공 서비스의 전반에 걸쳐 비대면 운영 체계를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도서관 또한 이에 발맞추어 대면 중심의 전통적인 정보제공 방식에서 비대면 정보서비스 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정보검색이나 이용자 응대가 대부분 도서관 내에서 이루어졌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시설 폐쇄, 제한적 운영 등이 이어지면서, 사서의 역할과 정보 전달 방식은 빠르게 변화했다. 그 중심에는 전화, 이메일, 챗봇 등 다양한 비대면 채널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디지털 소외계층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층이 이러한 수단을 활용하면서 디지털 소통 채널의 사회적 접근성과 포용력 확대라는 긍정적인 결과도 낳고 있다.
과거에는 도서관 정보서비스가 ‘물리적 공간 안에서의 질의응답’에 한정되었다면, 현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실시간 혹은 비동기적 응대 시스템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도서관이 단지 자료 제공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지식과 정보 흐름의 중심지로 기능하게 만든 중요한 변화다. 이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궁금한 정보를 문의할 수 있고, 사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 요구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팬데믹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정보서비스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도서관이 지식정보 사회에서 사용자 중심의 스마트 서비스 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강화해야 할 영역이다.
2. 전화 기반 상담 서비스의 지속성과 진화
전화는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계층이나 고령층 이용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친숙하고 신뢰도 높은 비대면 수단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이나 모바일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도 하다. 많은 공공도서관은 팬데믹 이후 상담 전용 전화를 개설하거나 기존 대표전화의 상담기능을 강화하여, 대출 기간 연장, 자료 예약, 도서 검색, 전자책 이용 안내 등의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하고 있다. 서울도서관, 대전한밭도서관, 울산광역시립도서관 등에서는 **‘전화 정보서비스 데스크’**를 운영하며 이용자의 문의에 전문 사서가 응대하고, 필요한 정보는 문자로도 전송해주는 혼합형 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전화상담은 단순히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 이용자의 요구를 면밀히 파악하고, 보다 개인화된 정보검색과 추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매체다. 최근에는 사서가 상담 내용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계화하여, 서비스 개선이나 자료 구입에 반영하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전화상담이 가능한 운영시간을 연장하거나, 주말 및 야간에도 응대할 수 있는 예약상담 시스템을 도입하는 도서관도 늘고 있어, 시간적 유연성 또한 보장되고 있다. 이는 도서관의 이용자 접근성 향상뿐만 아니라 사서의 정보활용 역량 강화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3. 이메일과 웹 기반 문의 시스템의 장점과 한계
이메일은 사서와 이용자 간 비동기적 소통이 가능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긴급하지 않은 심층질문이나 자료 요청, 추천도서 목록 안내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사서들이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고, 정제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메일은 전문성 기반 정보제공에 유리한 도구다. 예를 들어 국립중앙도서관의 ‘원문복사 요청’, ‘서지문의’ 등의 온라인 질의응답 서비스는 대부분 이메일 기반으로 운영되며, 일정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정확도 높은 응답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용자는 도서관 홈페이지의 ‘이용문의’나 ‘질의하기’ 메뉴를 통해 자신의 질문을 남기면, 담당 사서가 정해진 시간 내에 응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메일 서비스는 실시간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으며, 이용자가 응답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대체할 수단이 필요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도서관에서는 웹 기반의 실시간 문의 시스템이나 ‘1:1 상담 챗창’ 기능을 병행 도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이메일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해준다. 일부 도서관에서는 주제별 전문사서를 지정하여 질문 유형에 따라 적합한 담당자가 응답하도록 하는 지능형 질의배분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서비스의 전문성과 만족도를 크게 높여준다. 향후에는 AI 기반 분석 기능이 접목된 이메일 상담 시스템도 고려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질문 유형별 자동분류, 응답 모범사례 추천 등 고도화된 응대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4. 챗봇의 등장과 스마트 도서관 정보서비스의 미래
챗봇은 최근 도서관 정보서비스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도구 중 하나다. 텍스트 기반의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시작한 챗봇은 이제 인공지능(AI)과 자연어 처리 기술의 발달로 이용자의 질문 의도를 분석하고, 맥락에 맞는 응답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국립세종도서관은 ‘지식봇’을 통해 운영 시간, 도서 검색 방법, 전자책 대출 방법, 복사·인쇄 안내 등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해 즉시 응답이 가능하며,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에서 시간 제약 없이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챗봇은 응답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더욱 정확하고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개선 가능한 정보서비스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더 나아가 챗봇은 단순 안내를 넘어서, 추천 시스템과 연계한 서비스 확장도 가능하다. 예컨대 사용자가 ‘중학생을 위한 역사책’을 요청하면, 챗봇이 도서관의 연령별 추천목록 DB와 연결되어 책을 추천해주거나, 특정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관련 도서 검색 결과를 즉시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음성 기반 챗봇이나 다언어 챗봇 등 다양한 형태로의 진화도 가능하여, 시각장애인이나 외국인 이용자도 더 쉽게 도서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포용적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도서관 챗봇은 단순한 자동응답 도구가 아닌, 스마트 정보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챗GPT 등 고도화된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대화형 정보상담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5. 결론: 지속가능한 비대면 정보서비스의 정착을 위한 과제
도서관의 비대면 정보서비스 확대는 단순한 팬데믹 대응이 아니라, 정보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성 향상을 위한 필수적 진화의 일환이다. 전화, 이메일, 챗봇 등은 각기 다른 장점과 대상층을 갖고 있으며, 이를 복합적으로 조합한 옴니채널 정보서비스 체계 구축이 도서관의 미래 전략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는 기술적 도입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사서의 전문성과 태도, 그리고 지속적인 이용자 분석과 피드백 반영 체계가 필수적이다. 기술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그 정보를 어떻게 체계화하고 해석할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사람, 즉 사서의 몫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모든 도서관이 일정 수준 이상의 비대면 정보서비스를 갖추도록 국가 차원의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며, 특히 중소도서관의 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과 인력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사서 대상의 디지털 상담 교육, 챗봇 콘텐츠 관리 매뉴얼, 전화·이메일 상담 대응 매뉴얼 등도 체계화되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도서관은 더욱 이용자 중심, 접근성 중심, 포용 중심의 정보기관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비대면 정보서비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도서관은 그 선두에 설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