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서도 이용자 만족도를 지켜낸 공공도서관 운영 비법
1. 위기 상황에서도 도서관은 멈추지 않았다: 유연한 대응력의 비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공공도서관은 단지 ‘문을 닫는’ 기관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역 주민의 정보 격차 해소, 심리적 안정, 문화 향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을 지속하며 이용자 만족도를 지켜냈다. 이러한 배경에는 도서관의 유연한 대응력과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삼은 전환 전략이 있었다. 도서관은 단순히 서비스를 멈추는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자와 소통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로 빠르게 적응했다. 예를 들어, 기존 대면 중심의 독서 프로그램을 줌(Zoom) 기반 온라인 독서 모임으로 전환하거나, 도서 예약대출 및 비대면 수령 서비스, 가정에서 즐기는 온라인 문화강좌 제공 등이 그것이다. 이는 단순히 운영을 연명한 수준을 넘어,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졌다.
공공도서관의 이러한 대응은 ‘위기에도 멈추지 않는 공공성’이라는 신뢰를 주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외부의 불확실성과 단절 속에서 도서관이라는 익숙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이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고, 이는 이용자 만족도 유지의 근간이 되었다. 특히 책을 통한 독서, 정보 탐색, 학습 활동은 집 안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중요한 정신적 자원이 되었으며, 도서관은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위기 속 도서관은 지역사회와 더욱 밀착된 존재가 되었고,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유연한 대응이 이용자 만족도를 방어하는 핵심 전략이 되었다.
2.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 만족도를 지킨 실전 운영 전략
도서관이 위기 속에서도 이용자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용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설계였다. 예컨대, 아동을 위한 온라인 동화 구연, 성인을 위한 독서치료형 북큐레이션, 고령층을 위한 전화 독서상담 등은 각 연령과 상황에 맞춘 전략적 접근이었다. 특히 많은 도서관에서는 “비대면 사회 속 문화복지 실현”을 목표로 삼고, 물리적 공간이 아닌 **‘디지털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라는 개념을 적극 수용했다. 온라인 전시, 유튜브 기반 독서 퀴즈, SNS 챌린지 등은 참여형 콘텐츠로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으며, 이는 기존 서비스보다도 오히려 더 활발한 참여율을 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순환적 개선 시스템도 큰 역할을 했다. 많은 도서관에서는 온라인 설문조사, 댓글 모니터링, 실시간 이용자 반응 분석 등을 통해 프로그램 만족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따라 콘텐츠를 조정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강연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경우 더 긴 호흡의 독서토론회로 확장하거나, 인기 분야의 자료를 QR코드 링크로 연결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식이다. 이러한 순환형 구조는 단발적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로 도서관의 유연성과 활용도를 증진시켰다. 결과적으로 공공도서관은 주민의 문화 수요를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결된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
3. 공간의 재해석과 사서의 역할 확대: 위기에서 기회로
도서관은 ‘공간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기존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공간 그 자체의 의미를 재해석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책을 보거나 자료를 찾는 물리적 장소였던 도서관이 이제는 ‘정보 콘텐츠가 흐르는 유통망’으로 변모하고 있다. 예컨대, 무인예약대출함, 드라이브 스루 대출, 야간 무인반납함, 모바일 전자도서관 등은 더 이상 부수적 서비스가 아닌 핵심적 인프라로 자리잡았으며, 이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없애고 이용자 편의를 극대화했다. 이러한 물리적·디지털 공간의 융합은 도서관 이용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더불어, 사서의 역할 역시 단순한 ‘자료 관리자’에서 **‘문화기획자’와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로 확장되었다. 위기 상황에서 사서들은 영상 콘텐츠 제작, 온라인 강의 운영, 줌 회의 진행, 포스터 디자인, SNS 홍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다재다능한 역량을 발휘했다. 일부 도서관에서는 사서가 직접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출연하기도 했으며, 북큐레이션 영상을 통해 책과 독자의 새로운 연결점을 만들어냈다. 이 같은 변화는 도서관 서비스를 이끄는 주체가 단지 시설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재정의되었음을 보여준다. 위기 상황에서 사서가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주도했다는 점은, 도서관의 진정한 자산이 ‘공간’이 아니라 ‘사람’임을 다시금 입증해주는 사례로 남는다.
4. 위기를 넘어선 신뢰, 미래 공공도서관의 표준이 되다
이처럼 위기 상황 속에서 이용자 만족도를 지킨 도서관의 전략들은 단지 임시방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러한 운영 방식은 미래형 공공도서관의 표준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온라인 콘텐츠의 상시화, 데이터 기반 피드백 분석, 사서 중심의 기획 시스템, 커뮤니티 연계 등은 비단 코로나 시대만이 아닌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도 유효한 전략들이다. 실제로 많은 도서관은 이전의 운영 방식으로 완전히 복귀하기보다, 하이브리드 운영(온라인+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참여를 다양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국, 도서관은 단지 위기를 버텨낸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발판 삼아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단지 행정적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시민을 향한 진심, 공공성을 지키고자 하는 철학,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고자 했던 실천의 산물이다. 앞으로도 도서관은 또 다른 위기와 사회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일상의 문화적 기반으로서 굳건히 기능할 것이다. 이용자 만족도를 넘어서 이용자 신뢰를 구축한 이 경험은, 한국 공공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분명한 이정표가 된다.